이준상의 오늘 상한가 ⑨

Where are we ?

오르는 산이라면 누구나 궁금한 것은 “지금 얼마쯤 왔을까?” 와 “얼마를 더 가야 정상에 도착할까?” 일 것입니다. 내려오는 사람을 만나면 “얼마나 더 가야 돼요?”라고 묻곤 합니다. 돌아오는 답변은 “이 고개만 넘으면 돼요” 라는 하얀 거짓말이 대부분입니다. 정상에 도착해서야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아무도 그 사람을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주식시장은 어떨까요? 애초부터, 이 질문은 너무나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왜냐하면 주식시장에서는 ‘그 사람’ 이 없기 때문입니다. 혹시, ‘그 사람’을 자처하고 근거 없이 ‘얼마쯤’을 주장한다면, 돌아오는 원망의 크기는 감당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금 어디쯤일까?” “혹시 상투 국면 아닐까?”라는 질문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정확히는 몰라도 막연히 짐작만 할 수 있어도 결정적인 실수는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말도 안 되는 질문과 웃기지도 않은 답변을 고민해 보려는 이유입니다. 막연한 짐작을 기대하고, 돌아올지도 모르는 원망을 각오하면서…….

1. 빅데이터를 주식시장에 접목하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악과 영화, 사고 싶은 물건이 다 다릅니다. 하지만, 요즘은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유튜브, 넷플릭스, 아마존이 다 알아서 추천해 주니까요. 구글의 알파고와 세계 최고 기사 이세돌 구단과의 대결은 아직도 충격의 여파로 남아 있습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고, 이세돌 기사의 1승은 아직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긴 유일한 1 승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것이 바로 ‘빅데이터 분석’입니다. 빅데이터 분석이 없다면,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이나 4차 산업혁명 같은 단어는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빅데이터는 한마디로 막대한 양의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 일반적인 프로세스는 방치되어 있는 방대한 빅데이터에서 체계적이고 일정한 규칙이나 패턴을 분석하고 (데이터 마이닝), 이를 통해 정제 및 가공 처리된 데이터 (스마트데이터)를 찾아내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빅데이터 분석은 미래를 예측하는 훌륭한 도구로 부각되고 있으며, 정치, 경제 등 사회전반에 걸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금융, e-commerce, 의료, 공공분야, 기후변화 등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1930년대 미국에서 이러한 빅데이터를 이용한 주식시장 연구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빅데이터라는 개념조차 없었지만, 이 연구는 빅데이터 데이터 마이닝 → 스마트 데이터 라는 동일한 프로세스를 거쳤고, 오늘날의 빅데이터 연구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과거 75년간 방대한 주가 움직임을 월간, 주간, 일간, 시간 단위까지 세밀한 자료들을 모아서 (빅데이터), 주가 움직임에 대한 일반적인 규칙과 패턴을 발견하고 (데이터 마이닝), 이를 토대로 자신만의 이론으로 정립 (스마트데이터) 시켰습니다. 그가 바로 Ralph Nelson Elliott입니다.

엘리어트는 철도노동자 출신으로 철도 회계 전문가였습니다. 은퇴 후, 그는 평소 관심분야였던 주식연구에 매진하여 자신만의 이론을 정립하였고, 1934년 자신의 구독 잡지 편집장에게 다가올 증시 폭락을 예언하였습니다. 그의 말처럼, 1935년 증시는 대폭락을 하였고, 편집장은 이에 매료되어 이 이론을 세상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이후, 1987년 미증시는 블랙 먼데이를 맞게 됩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증시의 안정적 상승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로버트 프레히터라는 사람만이 거의 유일하게 증시 폭락을 예언했습니다. 그의 이론적 근거는 엘리어트 파동이론이었습니다.

2. 주식시장의 스마트 데이터를 찾아내다

끊임없이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시장은 없습니다. 아무리 강세장이라 하더라도 일정 부분 되돌림, 즉 가격 조정은 불가피합니다. 물론, 약세장이라 하더라도 일정 부분 반등은 있게 마련입니다. 불규칙하게 보이는 상승과 하락의 움직임에서 엘리어트는 일정하게 반복되는 패턴이나 규칙을 찾아내서 파동의 기본 원칙 절대 불가침의 원칙 ③ 각 파동의 원칙으로 정리하였습니다. 그는 모든 가격 변화는 이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경우라도, 인간이 느끼는 탐욕과 공포는 유사하며, 그에 따른 행동 패턴 또한 일정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파동의 기본 원칙

엘리어트 파동의 기본 원칙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습니다. '첫째, 주가의 한 사이클은 5개의 상승 움직임과 3개의 하락 움직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부터 ⑤ 까지는 상승 흐름, a 부터 c 까지는 하락 흐름이다. 둘째, 전체적인 시장 움직임과 같은 방향일 때는 충격 파동, 반대의 움직임일 때는 조정파동이라 한다. 따라서, ①, ③, ⑤, a, c는 충격 파동, ②, ④, b는 조정 파동이다. 셋째, 충격 파동은 5개로 세분할 수 있고, 조정 파동은 3개로 세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③는 충격 파동이므로 5개로 세분할 수 있고, ④는 조정 파동이므로 3개로 세분할 수 있다.’ 이것이 기본 원칙의 전부입니다.

절대 불가침의 원칙
엘리어트는 자신의 이론에 많은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 이론이 아무리 체계적이라고 해도, 현실 세계에서의 움직임을 그 틀 안에 정확하게 맞출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는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세 가지 법칙은 예외를 두지 않았습니다. ‘첫째, 번 파동은 절대로 번 파동 밑으로 내려가서는 안된다. 둘째, 충격 파동인 ①, ③, ⑤ 중에서 ③번 파동이 일반적으로 가장 길며, 절대로 가장 짧은 파동이 어서는 안된다. 셋째, ④번 파동은 절대로 ①번 파동과 겹칠 수 없다’. 가 바로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그 원칙입니다.

각 파동의 원칙

파동은 크게 충격 파동과 조정 파동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충격 파동은 단순하고 직관적입니다. 반면에, 조정파동은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를 띨뿐만 아니라 많은 예외도 존재합니다. 실제로, 주식시장에서도 상승국면 보다 조정국면*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를 띠어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충격 파동은 상승국면에서 상승 1파, 상승 3파, 상승 5파가 존재하고, 하락 국면에서 하락 a파, 하락 c파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각 파동마다 각기 다른 특징을 갖고 있고 각각의 색깔이 있습니다. 성격상, 상승 1파와 하락 a파가 유사하며, 상승3파의 특징은 하락 c파에도 무리 없이 적용됩니다.

* 조정국면에 대한 내용은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를 띱니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각 꼭짓점을 정확히 계산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쯤 와 있나?’에 맞춰져 있으므로 핵심적인 요인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주요내용은 『엘리어트 파동이론』, 로버트 R. 프렉터 주니어, A.J. 프로스트 (2020), 『엘리어트 파동이론』, 김중근 (2001)을 참조하였습니다.

상승 1파는 추세의 전환점이므로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장기간의 하락세의 말미에 나타나므로 파동의 길이도 짧고 움직임도 강하지 않습니다. 하락 a파 역시 같은 이유로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에, 상승 3파는 본격적인 상승세의 시작이므로 3개의 파동 중 길이도 가장 길고 힘찬 움직임을 보입니다. 거래량 증가, 갭 발생 등이 주요 특징입니다. 통상적으로 상승 1파의 1.618배의 길이를 갖고 있으며, 그 이상의 길이도 아주 흔하게 나타나고 2.618배까지도 연장됩니다. 전체 파동 가운데 가장 강력한 충격 파동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5개 파동으로 세분됩니다.

상승 5파는 마지막 상승세를 분출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거래량 폭증이 주요 특징입니다. 통상 상승 3파보다 길이는 짧지만, 거래량은 상승 3파를 상회합니다. 상승 5파의 길이는 일반적으로 상승 1파의 길이와 유사하거나, 상승 1파에서 상승 3파까지의 전체길이의 0.618배 만큼 형성됩니다.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그 형태가 삼각 쐐기형을 띠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는 5번 파동에만 있는 특징적인 형태이며 다른 파동에서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또한, 파동의 연장이 자주 나타납니다. 이것은 충격파동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으로 주로 5번 파동에서 발생합니다.

조정파동은 번 파동, ④번 파동, a-b-c 하락파동에 해당됩니다. 조정파동의 형태는 대표적으로 지그재그형, 플랫형, 삼각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지그재그형은 조정폭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형대로서 중간 반등 b파동이 a파동의 0.618배를 넘어서지 못합니다. 다시 말하면 이 비율이 0.618배를 넘어선다면 지그재그형이 아닙니다. 반면, 플랫형은 이 비율이 0.618배를 넘어서며 통상 a파동 크기와 비슷하게 형성됩니다. 두 형태 모두 뒤이어 오는 c파동의 길이는 a파동과 비슷하거나 좀 더 긴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삼각형은 일종의 수렴 형태로서 삼각형의 모습을 띱니다.

조정 2파동 상승 1파동의 38.2%나 61.8% 정도를 되돌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이 수치는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중간 어디쯤 되돌릴 수도 있고 그 이상도 되돌릴 수도 있습니다. 그 형태는 지그재그형이나 플랫형의 형태를 띠며, 삼각형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없습니다. 조정 4파동 38.2% 되돌림이 일반적이며, 세 가지 형태의 조정이 모두 나타날 수 있지만, 통상 삼각형의 조정 형태가 자주 나타납니다. 또한, 조정 2파동과 조정 4파동은 조정 비율과 형태가 서로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a-b-c로 이루어지는 하락파동에서는 주로 지그재그 형태가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3. 유동성 주가 상승 사이클은 완성되었다

우리는 지금 어디쯤 와있을까요?’ 물론,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합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고, 지금으로서는 소설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에겐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스토리를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엘리어트의 힘을 빌어 빅데이터에게 그 역할을 맡기는 것입니다. 우리의 목적이 모든 꼭짓점을 정확히 계산하는 것이 아닌 이상, ‘우리가 어디쯤 와 있을까?’에 대한 갈증을 어느 정도는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해 한국 시장은 하나의 상승 사이클을 완성하였습니다. 이 사이클은 엘리어트 파동이론의 중요 법칙에 부합합니다. 상승 흐름이 5개의 파동으로 이루어졌고, 상승 3파가 가장 길며 상승 1파의 1.618배 이상 (실제 1.71배) 조건을 충족하고 있습니다. 상승 5파의 길이는 상승 1-상승 3파 길이의 0.618배 (실제 0.55배) 정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고, 한차례 연장된 점도 전형적인 5파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정 2파와 조정 4파의 실제 조정폭도 30-34%에서 형성되어 있어 빅데이터 수치 38.2%에 어느 정도 부합한다 할 수 있습니다.

하락 사이클이 a-b-c 3개 파동으로 이루어진 점도 기본 원칙에 정확하게 부합합니다. 그러나, 그 패턴이 지그재그가 아닌 플랫 형태를 보여 하락 사이클의 보편적인 흐름은 아닙니다. b 파동이 a 파동의 0.618배를 넘는 0.82배에 달하였고 a, b, c 각각의 길이가 엇비슷하면서 일반적인 플랫 형태를 완성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주가흐름은 엘리어트 파동이론에서 크게 벗어남 없이 전형적인 하나의 상승/하락 사이클로 완성되었습니다. 유동성장세는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따라서, 2020년 11월 이후의 주가 흐름은 또 다른 힘에 의해 시작된 새로운 상승 사이클입니다.

전지적 빅데이터 시점 → KOSPI 5000 (2) 계속됩니다.

* 위 내용은 소속회사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닌 작성자 본인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 특정 주식의 투자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니며, 객관적인 자료에 의한 단순한 시황 등에 관한 의견입니다.

 

이준상(메리츠증권 광화문센터 전문투자상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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