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의원의 원칙은 그때그때 다른가요?

배지도 지키고

소신도 지키고

놀부심보 흥부심보

권은희(1974년 2월생)는 제21대 전현직 306인 국회의원 가운데 최연소 3선 의원이다. 그리고 비례대표 전현직 48인 중에서는 최다선이다. 그런데 권은희 의원의 3선 달성에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정치적 뒷받침이 결정적이었다.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 중 (권은희 의원 SNS캡처)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 중 (권은희 의원 SNS캡처)

권은희는 내부 고발의 상징이었다. 2013년 4월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으로 재직하며 국정원 수사에 윗선이 개입되었다라며 폭로를 하고 유명세를 탔다. 당시 직속상관은 바로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현 국민의힘 의원)이며,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수사를 축소은폐 지시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이후 검찰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가 시작되고 수많은 국민들이 권은희 과장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이듬해 초 총경 승진에서 탈락하자 보복성 인사라며 사표를 던져버렸다.

이후 권은희는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 2014년 광주 광산을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 60%가 넘는 득표율로 초선 배지를 달면서 본격적인 정치인의 길로 나선다. 그 당시 전략공천을 준 이가 바로 안철수 공동대표이다.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 관련 폭로에 대한 대가라는 보은 공천논란도 일었으나, 이때부터 그는 본격적인 친(親)안철수계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1년 뒤 권은희 의원은 2015년 말 친문패권주의를 비판하며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전 대표를 따라 신당에 합류했으며, 이듬해 총선에서는 국민의당(1기) 공천을 받아 같은 지역구에서 과반 득표율로 재선 고지를 넘어섰다.

 - 안철수 20대 대선후보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권은희 의원 (권은희의원 SNS캡처)
 - 안철수 20대 대선후보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권은희 의원 (권은희의원 SNS캡처)

그는 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2월 1기 국민의당 출신 현역 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안철수 대표가 창당하는 2기 국민의당에 입당하기 위해 바른미래당을 탈당했다. 그리고 안 대표가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결정에 따르기로 하고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어서 발표된 국민의당 비례대표 명단에서 당선권인 3번으로 순번을 받았으며, 총선 결과에 따라 21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 중 최다선이자 최연소 3선 의원이 되었다. 이처럼 권은희는 정치입문 이후 지난 8년간 3선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동안 안철수 전 대표와 정치행보를 함께 해온, 누가 뭐래도 친(親)안철수계 정치인이다.

그랬던 권은희 의원이 지금 안철수 전 대표와 어떻게든 결별을 하려고 한다. 그 이유는 오로지 국회의원 배지를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권 의원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이른바 검수완박법 강행처리 과정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의사는 물론이고 국민의당 당론까지 어겨가며 찬성 표결에 가담했다. 경찰 출신인 그는 일단 검찰을 견제하고 친정인 경찰의 권한을 강화하는데 동조하며 직역 이기주의 행태를 보였다.

또한 권은희 의원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절차가 진행되자, 아예 본인을 제명해주기를 국민의당에 요청했다. 비례대표는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잃지만, 제명 당하면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편법이자 꼼수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지난 5월 2일 합당공고를 통해 합당절차를 마쳤기 때문에 권은희 의원의 소속 정당은 국민의힘으로 변경되었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이 꼼수는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출처 : 데이터정경연구원(2022) / 원시데이터 : 중앙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
 - 출처 : 데이터정경연구원(2022) / 원시데이터 : 중앙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

그런데 권은희 의원은 원래 국민의당 비례대표 출신이다. 국민의당은 21대 총선에서 189만여표(6.8%)를 얻어 3인의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했다. 189만표의 권역별 분포를 보면 수도권이 56.1%로 비중이 가장 높다. 다음으로 영남권이 23.8%이다. 권은희 의원이 지역구 재선을 했던 호남권은 겨우 6.2%에 불과하다.

또한 21대 준연동형 배분방식에 따르면 비례대표 의원 2인을 당선시키는데 필요한 최소 득표율은 전국 3% 이상, 득표수로는 약 84만여표이다. 따라서 국민의당은 수도권 득표수만으로 이미 전국 3%를 채웠으며, 영남권을 합하면 추가될 의원 1인 득표수로도 넉넉하다.

당초 비례대표 의원에 당선됐을 당시 권은희 의원이 속한 정당(국민의당)을 지지한 유권자들 대부분은 수도권과 영남권이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또 이번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전 민주당 후보가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손을 들어주었다는 점이다결론적으로 권은희 의원은 소속 정당의 당론과 달리 자기 소신을 지키고자 한다면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탈당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

'소신도 지키고, 배지도 지키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2013년 당시의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권은희의 원칙'은 아니다.

최광웅 (본사 발행인,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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